[서울대] 현 공정거래위원회 사무관 재경직 합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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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수험생활의 프롤로그..
어찌보면 나의 수험계획은..대학 초년생인 2000년도 1학기부터..시작되었다..경제학과에게 진학한 나에게...가장 안정적이고 매력적이면서 전공과 관련도 깊은 곳이..경제부처 공무원이었다..
하지만 대학 1년은 쉽게 지나갔다...이리저리..몰려다니고...취미활동 하고 연애하고 하다보니..1년은 매우 짧았다...
그리고 맞이한 2001년...나는 군대와 수험생활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할 나이에 이르렀다..
경제학 공부에 큰 흥미를 느껴...인터넷 경제학 동호회도 운영하고..전공 학점도 매우 좋은 편이어서...여세를 몰아 수험 공부를 시작할 것인지...아니면 병역문제를 먼저 해결하고 나중에 공부를 시작할 것인지...기로에 서게 되었다...
부모님은 군대에 먼저 갔다 오라고 하셨다...
반면 나는 조금 여세를 몰아 공부해보면...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처음에는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
행정고시 기출문제들을 살펴보면서...이 정도면...나도 대충 답을 낼 수 있겠다는...다소 철없는(?) 생각이 그런 입장을 지지했다...전공 과목이 거의 대부분인 재경직렬에서는 더욱 자신 있다는 생각도 했다...(물론...실제 수험 생활이 시작되고 나서는 이 때 참 겁이 없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11월 카투사 입대가 무산되고 나는 공군 현역병으로 입영을 결정했다....군복무를 하고 오는 것이 마음이 편할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물론 일장일단이 있다...
빨리 붙을 자신만 있으면...수험생활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할 수도 있다...그만큼 합격 기수가 앞서기 때문이다..
전역 후 공부를 하게되면...일단 좀 뒤쳐진 상태에서 수험생활을 시작하게 되고...합격을 한다고 하더라도...기수가 늦어지게 된다...물론 군복무 때문에 호봉은 동일하게 쳐준다고 해도 말이다..
하지만...군대도 안 가고 수험 생활 중에 방황의 기간이 길어진다면...빨리 합격하지 못한다면...이는 최악의 상황이다...
군대를 갔다오는 것이 보다 안정적인 마음가짐으로 수험 준비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나는 주저 없이 입영을 결정했다...
그리고 2002년 1월 16일 나는 공군 현역병으로 진주로 입소하게 되었다...
2. 군복무 중의 수험 준비...
군복무는...내게 많은 것을 가져다 주었다....훈련소 생활은 밑바닥에서 시작하는 법을 가르쳐주었다...육체적으로 크게 힘든 것은 없었다...
다만..."군대 갔다오면 머리가 돌이 된다더라~"...이 말이 제일 두려웠다...그리고 공부를 열심히 못하는 게 마음에 걸렸다...밖에 수험 생활 시작한 사람들은 벌써 저만치~ 앞서갈텐데...하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하지만 이왕 선택한 길...후회는 없이 임했다...
나는 강릉 전투비행단으로 배속 받았다...행정병들이 모여있는 비행단 본부에 배속되었다...내 보직은 정훈병이었는데....정신교육, 공보, 홍보 업무, 문화활동, 위문공연, 군악 지원 등의 업무를 보조하는 역할이었다....
행정병하면서....문서 기안 등 기본 행정 업무부터...행사 진행. 지원 업무 등에 익숙해졌다...물론 워드 프로세서 실력은 자연스레 엄청나게 늘었다....
거기다 날마다 체크하는 신문배포와 기상 나팔. 기지방송 등의 업무는 내게 규칙적인 생활 습관을 가져다 주었다...이것이 나중에 수험 생활에 큰 자산이 된 것 같았다...
계급이 좀 되고 나서는 공부를 할 수 있었다...
상병 때부터는...10시 취침 이후에 12시까지 2시간 동안 매일 연등 신청을 해서...공부를 하다가 잤다...
다음날 5시 30분에 일어나야했기 때문에...군 복무 중 수면시간은 5시간 반 정도였다...
공부한답시고 낮에 주어진 업무에 충실하지 못하는 건...
주객이 전도된 일이고...남들에게 미움을 살 일이기 때문에...
낮에는 정말 열과 성을 다해 일을 했다..;;
(군대에서 필요 이상으로 너무 열심히 일하는 것도 문제다..-_-;; 짬이 차서...일이 몰린다..;; 다소 후회중..)
군복무 기간 중 기본서를 1회독 씩을 했다..
내가 본 책은 권영성. 황남기 헌법. 한영우 다시찾는 우리역사. 이준구 미시경제학. 정운찬 거시경제론. 김동희 행정법 I, 오석홍 행정학, 이준구 재정학, 김인준 국제경제론..이었다..
이를 꾸준히 읽었다....
제대할 때까지...미시. 거시는 7~8회독 정도 한 것 같았다..
재정학은 2~3회독...국경과 헌법, 행정학은 2회독....행정법은 1회독을 겨우했다..
이러한 공부 습관은 전역 후에 공부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되었다..
세월이 흘러 2004년 7월 1일 나는 대한민국 공군 예비역 병장으로 사회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3. 1차시험 준비
내 공부 전략은...시행착오를 최대한 줄이자는 것이었다...
그렇기 떄문에 군복무 중에도 휴가를 나오면...틈을 내어 여기 저기서 정보를 입수하고 복귀 후에도...병영 내에서 최대한 효율적으로 공부하려고 노력했다...
지금도 그렇지만...제대 후에 마음 못 잡고 허송세월 보내는 사람들이 제일 한심해보였다...한 번 떨어지면...1년이 지나가는 시스템 하에서...어디서 그런 배짱이 나오는 지..;;;;
또한 공부는 안 하고 첫 시험은 "연습삼아서" 한 번 봐 본다는 사람 역시 경계했다...이는 스스로 나태해지는 가장 큰 이유가 되는 것 같았다.... 합격한다는 생각에 전력을 다해 공부해도 될까 말까 한 시험..이지 않은가.....
일단 역부족으로 낙방하더라도...최소한 공부할 때만큼은....합격한다는 생각.. 수석한다는 생각으로 공부하는 게 나의 지론이다...
그런 자세로 공부를 해야 앞으로 올 지 모르는 몇 번의 낙방을 견뎌낼 수 있을 것 같았다...
전역일인 2004년 7월 1일은 조부님 기일이었다...
그 하루를 제외하고..그 다음날부터 나의 실질적인 수험생활이 시작되었다...
우선은 유예제도가 폐지된다기에 1차시험 공부와 2차 시험 공부를 병행했다...
군복무 중에 기본서 회독은 했으나...바로 본격적인 수험 모드로 진입하기에는 무리였다...
학원보다는 강의 테이프를 이용했다...
1차 시험 공부는 단순 암기 위주라 특별히 학원에서 공부하나 테이프를 들으나 큰 차이가 없어보였다...
오히려 학원 다니게 되면 왔다 갔다 시간 버리고...마음만 들뜨고 할 것 같았다...
그래서 경제학을 제외한 전과목 기본 강의 테이프를 구매하고..공부했다..
집이 지방인지라..일단은 집 근처 독서실에서 공부했다..
그리고 7월 중순부터는 서울로 올라갈 생각을 했다...
아는 선배에게 고시생 하루 공부량이 얼마나 되는 지 물어보았다..
그 선배는..한 9시간에서 11시간 정도 하면 될 거라고 했다..
나는 11시간을 목표로 잡고 시간 관리에 들어갔다...
시간은 작은 수첩에 내가 집중해서 공부한 시간을 기록하는 방식으로 관리했다...
공부하기 위해 책상에 앉은 시각을 분 단위까지 기록하고..
화장실 다녀오거나..커피 마시러 나가는 시간...밥 먹는 시간 등 자리에서 일어날 때마다...시각을 체크해서 순 공부 시간만으로 11시간을 만들어보려고 했다...
그리하여 처음에 하루에 꼬박꼬박 11시간을 조금 넘게 공부하기 시작했다...
다행히 군복무 하는 중에 든 일찍 일어나는 버릇을...
제대 후에도 그대로 연장했다...매일 5시 30분에 일어났다...
그리고 11시 쯤 잠이 들었다...
7월 15일 경 나는 신림동으로 올라오고...신림 2동에 원룸을 잡았다..아직도 거기에 산다..
공부에 방해되는 것들은 모두 치웠다...특히 컴퓨터와 티비는 절대 들여놓지 않기로 마음 먹었다..
그리고 집에서는 딱! 잠만 자기로 했다...
공부하는 공간과 쉬는 공간은 절대 분리되어야 한다는 스타일이다..
집에서 공부를 하게되면...어느 샌가 자리에 누워버리는 습관이 있었기 때문이다...
공부 장소는 서울대학교 중앙도서관 3열람실로 정했다 ...
24시간 개방이어서...아무 때나 공부할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방학 때는 5시 40분에 일어나서 준비하고 6시 7분에 집 앞을 지나가는 5516번 버스를 타고 중앙도서관 앞 까지 출근했다...
후배랑 같이 공부를 시작했는데...후배가 아침에 올 때까지 나는 자리를 맡아 놓고 공부를 했다...
두어시간 공부가 지나가면..후배가 오고 우리는 아침을 먹었다...
이렇게 공부를 하다보니...하루에 순 공부시간이 14시간 정도 나왔다...습관이 되니 힘든 줄도 모르고 계속 했다...9월 개강까지...제일 열심히 공부했던 기간이다...
중도 사물함에 동전을 넣는 사물함이 있었다...
그걸 이용하다 보면...처음에 100원...그리고 3시간 마다 추가로 100원이 들었다...
11시 25분에 5516버스가 끊기기 때문에 그 전에는 나가야 했고..아침에 오면 6시 20분 정도 되었다...즉..주로 하루에 300원씩 사물함 이용료가 들었다.....
이게 400원이 되는 날에는 심각하게 반성을 했다..그만큼 공부를 덜했다는 증거였기 때문이다...지금 생각해보면..그때는 좀 지나치리만큼 빡빡한 생활을 했다는 생각이 든다...
방학 동안에 헌법과 한국사 기본 강의를 테이프로 끝내고 행정학. 재정학을 들었다...헌법은 황남기.. 한국사는 이영철...행정학은 황선준...재정학은 김귀범...들었다...
그리고 맞이한 개강은...보다 수험생활을 힘들게 했다...
계속 중도에서 공부를 했지만...
20학점이나 듣다보니...중간에...수업 듣는 시간이 아까웠다...
그래서 시간표를 모조리 오후 시간에만 넣어서 정사각형 시간표를 만들었다...
오전에 열공..오후에 수업들으면서 좀 쉬고..저녁 때 열공...계획이었다..
이리하여...하루에 순 공부시간이 14시간에서 10시간으로 줄게되었다...(지금 생각하면 20학점 들으면서...고시 공부만 10시간하는 것도 엄청나게 대단하다..-_- 그땐 완전 군인 정신으로 했다..;;;)
이렇게 9월부터 12월까지 공부를 했다...
국경 유창석..행정법 이병철 변호사 강의를 테이프로 들었다...경제학은 끝내 듣지 않았다..
그리고 나서...12월 종강 후에는 본격적인 1차 준비 체제로 들어갔다...헌법과 한국사는 2~3회독 씩 한 상태였고...psat는 이 둘 암기과목이 지겨워질 때 문제를 풀도록 연습을 했다...
헌법..한국사 모두 흐름이 중요하기 때문에...하나를 통째로 회독할 때까지 붙들고 앉아 있었다...헌법 찔끔..한국사 찔끔..공부하는 것보다 효과적이었다...
회독을 할 때에는 포스트-잇 플래그를 이용했다...
정말 암기가 필요한 부분...잘 암기가 되지 않는 부분...중요한 판례...시험 전에 꼭 봐야할 부분에는 그 옆에 하나씩 붙여두었다...
이는 회독의 속도를 붙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결국 2월 말 시험 전까지 헌법은 황남기 책을...총 15회독을 했다...나중에는 1200페이지 짜리 1회독 하는데 15시간 정도밖에 소요되지 않았다...이영철 한국사는 상 하권 모두 10회독 했다...그리고 헌법 부속법령...헌재결정례집 등도 여러 번 보았다...헌법은 황남기 문제집 풀고...한국사는 문제 풀이에 집중하고 약점은 하나씩 체크해서 지워나갔다..
psat가 다소 쥐약이었다...점수가 들쭉날쭉한 것이 불안했다...
하지만 최대한 시간만 맞춰 푸는 연습을 했다...80분에 40문제를 푸는 시간이 너무 부족한 게 제일 힘들었다...
그리고 입법고시 기출 문제를 한 번 풀어봤다..;;;
입법고시 문제가 쉽기도 쉬웠지만..;; 성적이 괜찮았다...
평균 95점 가까이 나왔다..이 정도면 10배수 뽑는 1차는 안 떨어지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서 1차 시험을 봤다...시험날 다소 긴장은 된 거 같았다..
헌법 문제가 황남기 책에 없는 게 두 문제인가 나왔는데..다 틀렸다..-_-;; 1차 시험은 헌법 92.5 한국사 82.5 언어 80 자료 85점으로 마무리했고..평균 85점으로 마킹만 제대로 했으면 합격했을 것 같았다...나중에 성적분포표를 보니 재경직에 10등 안 쪽 성적이었다...
1차 시험에 이렇게 기를 안 쏟아부어도 되는구나...하는 후회도 좀 된 것 같다...그 기간에 2차 공부를 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이게...내가 겪은 거의 유일한 시행착오였던 것 같다...
4. 2차시험 준비
3월부터는 남은 7월 1일까지 2차시험을 준비했다...
처음에 시작하려니 너무 막막했다...
게다가 1학년 때 안 들어놓은 교양필수 과목이...단과대학 별로 1학기에 밖에 개설이 안 되어서...사회대생인 나는...2학기에 그 과목 수업을 들을 수 없었다...물론 그 과목을 듣지 않으면 졸업도 되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1학기에 휴학을 하고 공부를 할 수 없었다...
지금 안 들어 놓으면 언젠가는 들어야 할 수업이었는데...나중에 내가 실력이 붙은 다음에 듣는 것 보다...실력이 부족한 첫 해...듣는 게 더 나을 것 같다는 생각에서 였다...
결국 1학기에 12학점을 들으면서 시험 공부를 병행했다...
공부장소는 같이 공부하는 친구가(CPA 준비) 경영대 수업을 많이 듣는데..중도가 멀다고 해서...사회대 도서관으로 옮겼다...사물함 신청도 된 상태여서...나도 주저 없이 옮겼다...
처음엔 참 힘든 일이 많았다...
답안도 한 번도 안 써봤고...2시간 내에 10장을 쓴다는 게 불가능하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일단 2차 시험은 답안 작성을 위해 학원에 등록하기로 했다..이 때 학원이란 곳을 처음 가봤다..최소한 한 과목씩은...강의를 듣고 답안을 써보는 것이 목표였다...
강의 스케쥴을 보니 한 번에 끝내기는 어려워보였다...이미 동차반은 돌아가고 있었고...나는 이 학원 저 학원 찾아가며...애써 한 과목에 한 번씩은 강의를 들을 수 있도록 시간을 짜봤다...잘 되지는 않았다..
그리하여...
유창석 국경 3순환. 황종휴 경제학 동차반. 김정일 행정법 기본강의. 김건민 행정학 1순환. 이희곤 재정학 4순환...이렇게 들은 게 2차시험 전 학원 수강의 전부다...
들쭉..날쭉...수준도 하나도 안 맞는 강의 듣는 게 나름 힘들었다..
하지만 답안을 써보는 것이 목표였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상황이지만 최선을 다해보자는 생각이었다...
행정법이 끝까지 문제였다...기본강의는 답안을 쓰지 않았다...(4월 강의에서는 한 번 썼다..)가뜩이나 제일 어렵게 느껴지던 과목이었는데...답안도 안 써봐서 한 없이 걱정되었다..;;;
처음에는 답안지에 단색으로 써야하는 것도 모르고 빨간펜 파란펜 막 쓰다가...;; 채점자한테...주의도 들었다..;;;지금 생각하면 정말 웃긴 일이다..ㅎ
매일 시험 보는 3순환의 경우에는 연습이 좀 되었는데...1순환과 기본강의가 문제였다...시간이 안 맞아 어쩔 수 없이 듣는 것이라..그게 제일 안타까웠다...
답안 쓰는 감을 좀 잡기 위해...춘추관에서 나온 clinic 모의고사를 사서 풀었다...
처음 풀려니...엄청나게 어려웠다..특히 행정법이 힘들었다..
하지만 일단 내가 먼저 답안을 써보고...최고 답안의 목차 구성 등을 혼자...연구해봤다...
대충 틀은 보였지만...힘들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렇게 헤매다가 4월이 가고 5월이 가고 6월이 왔다...
그때까지 단권화..서브...하나 제대로 해놓은 것도 없었다...
그냥 그때그때 학원에서 받는 자료 정리해서 바인더에 묶은 어설픈 것들을 서브라고 불렀다...
6월 쯤에 한림법학원에서 17회짜리 실전 모의고사가 있었다...
이걸 본 게 많이 도움이 되었다...
결과적으로 말하지만...내 답안 쓰는 실력은 여기서 다 나온 것 같다...
17회 실전 모의고사는 내게 시간 내에 논리적인 답안을 쓸 수 있도록 도움이 되었다...
특히 4회에 걸친 행정법 시험은 내가 행정법 답안에 감을 잡게 해 줄 수 있는 매우 좋은 계기였다...(이게 정식으로 써본 첫 행정법 답안이다..2차 한 달 남기고..;;;;)
가장 논리적인 행정법 답안에 자신이 어느 정도 생기자..다른 답안 역시 이러한 논리를 갖춰나가는 연습을 했다..
흔히들 목차가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하는 경제학 답안까지...이러한 논리를 갖추는 연습을 했다...
논리라는 게 별 게 아니라....연역적으로...
대 목차 하에 "일반론" - "사안의 검토","구체적 적용" 식으로 잡는 것이었다...
이 문제에서 문제되는 것이 일반적으로 무엇인 지 먼저 써주고..
그것이 이 사안에서 어떻게 적용되는 지를 잡아주는 것이 요체였다..
행정법 뿐만 아니라...경제학의 경우에도 이렇게 답안을 쓰니 나름대로 무척이나 논리적이었다..
답안의 정형화된 형식이라는 것을 무조건 따라가기 보다는...
그 정형화된 형식이 왜 그렇게 써야 논리적인지를 파악하는 것이 우선되는 것 같았다...
그렇게 논리적으로 목차를 잡아가는 능력이 생기면...나중에 자기가 응용해서 목차를 구성할 수 있게 되는 것 같았다..
이런 감이 생기자...다음부터 자신감이 붙었다.....
모르는 문제가 나와도 최대한 주어진 여건 하에서 논리를 갖추어 답안을 작성하는 연습을 했다...
이는 특히 행정학 답안 쓰는 데 유용했다..
무척 어렵고..방대하고..뜬구름 잡는 것과 같은 행정학 답안도...
이런 식으로 논리를 잡아가니 쓸 말이 많았다...
몇 가지 키워드를 가지고 나름의 논리에 따라 풀어나가는 게 오히려 참신해 보였다..
참고서에서 외운 걸 나열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자기 논리를 답안에 현출하는 게 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행정학은 그 내용을 머리속에서 많이 비우고 들어가야 좋은 답안이 나온다는..김건민 강사의 말을 아직까지도 거의 100% 수긍한다..
외운 거 단순 나열하는 답안은 내가 보기에도 인상이 별로 안 좋았다..그걸 다 외우기도 힘들었고...
결국 나는 내용 위주가 아닌 "답안 위주"로 효과적으로 공부하려고 노력했다...
모르는 내용을 괜히 언급하는 것보다...아는 내용을 답안에 논리적으로 현출해내는 연습을 꾸준히 했다...
내용을 줄줄 꿰고 그걸 답안에 써내는 것보다...답안에 맞게 내용을 공부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현출하지 못하는 내용은 자기 것이 아니다...
그러다보니...제일 어려워보였던 행정법이 오히려 제일 쉽게 느껴졌다...
우선 김정일.성봉근 단문집을 사서...기본서 회독과 함께 단문집을 체크를 했다...
단문마다..기본적인 논리의 골격을 파악하니...여러 단문이 비교적 비슷한 골격을 지니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그러한 단문 목차를 내 틀에 맞춘 목차로 변형해서..따로 노트에 옮겨보았다...
내 논리의 틀에 많이 벗어나지 않고....내가 답안에서...쓸 자신이 있는 것들만 정리했다...그렇지 않은 목차는 과감하게 생략했다...
이러한 단문집 위주의 공부는 기본서를 읽는데 엄청나게 큰 도움이 되었다...그러다보니..여러가지 키워드들이 머리 속에서 논리의 틀 안에 조합되는 것이 느껴졌다..
한 눈에 행정법 책이 쏙~들어오는 게 느껴졌다...시간만 있다면..정말 빈틈없이...더 잘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쉬운 건 시간이었다...
결국 2차시험 전전날 까지 막판 열흘 동안 행정법을 쫙~ 정리했다...나중에 생각해보니...이게 크게 작용했던 것 같다...
또한 법학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법조문이라는 이병철 변호사의 말을 잘 담아두었다...항상 법 조문의 해석에서 출발 하는 것이 답안을 가장 논리적으로 만든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리고 법과목을 위시해 모든 과목에서...위에서 언급한 답안의 "일반론"에 해당하는 부분...."의의"라던 가...이런 것들을 키워드 중심으로 정리했다...
토씨 하나까지 외우는 건 멍청한 짓이고...양이 많아서...그렇게 할 수도 없었다...부담만 생긴다.......
키워드 몇 개를 확실히 암기해서...어려운 법률 용어나 경제학.행정학적 개념등을 키워드 중심으로 풀어쓰는 연습을 했다...
이러다보니..생각보다 부담이 적었다...
그리고 대목차 넘어갈 때마다...연결목차를 한 두개씩 써주는 걸 보고 흉내를 몇 번 내 본 것도 도움이 많이 되었다...(유용성. 한계. 뒤에 "종합적 검토" 목차 잡아주는 센스..ㅎ)
잘쓴 답안을 벤치마킹 하되...그 답안의 논리 구조를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그리고 그 논리를 자기 언어로 표현해내는 게 중요하다...
이 모든 것들이 거의 6월 한 달동안 일어난 일이다...
그리고 마침내 다가온 2005년 7월 1일
제대한 지 꼭 1년 되는 날에 나는 첫 2차시험에 응시했다...
의외로 문제가 엄청나게 난해하지는 않았다...
여기서 든 생각이...
내가 이 공부를 내년에 1년 더 해서 똑같은 문제를 받는다고 해도..
더 잘 쓰기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즉...공부를 수 년 한 사람이라고 항상 붙으리라는 보장도 없고..
나처럼 네 달 한 사람이라도 전혀 불가능하리라는 보장도 없는 그런 시험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긴장을 접고 한 줄 한 줄 아는대로...최대한 논리적으로 써내려가는 연습을 했다...다행히 단문이 준비한 것들이 나와서..다행이었다..
그 당시에는..대부분의 과목들은 무난하게 썼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국제경제학에서 큰 에러가 났다....50점만점에 20점짜리 문제를 거의 완전히 놓쳐버린 것이었다...물론 뒤에 15점짜리 문제 둘은...거의 완전히 발라버린 것들이라...괜찮았지만.....아마 나는 이 과목에서 과락이 나올 것이라고 확신했다...
재정학도 그냥 아는대로 썼는데...나중에 알고보니...1문이 대학 모의고사 기출 문제에다...모 학원에서 모의고사를 본 문제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완전 난감했다....
아무튼...모든 답안은 마지막 페이지 마지막 줄까지 다 썼던 기억이 난다...한 마디로..꽉꽉 채웠다...
시간은 전과목 2분 정도 남았고...행정학은 15분이 남아서 뻘쭘했다..;;;
끝난 뒤에는..너무 실망하지 말자고 다짐했다...
어차피 욕심 없던 시험이었으니...내년에 한 번 더 본다는 생각을 가졌다...
7월 6일 행정학 시험이 끝나고...난 1주일 간 휴식을 취했다...
1년간 너무 힘들게 달려온 시험이었다....
그리고 다음 1년을 위해...다시 공부를 시작했다..
답안 쓰는 요령은 좀 생긴 것 같으니..
이번에는 1순환 수업부터 들어서 기본기를 다질 생각이었다...
그리고 실제 1순환 수업 들으면서 기본기가 많이 보강된 것 같았다...최고답안도 여러차례 찍었다....(오히려 이게 더 흐뭇하다..-_-;;)
그렇게 1순환을 마치고 김진욱 선생님 경제학 2순환 까지 마치자...
대체로 전과목 서브가 완성되기 시작했다...그리고 뿌듯했다..
수험생활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올랐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리고 기대도 안 하던 2차 발표일...
갑자기 문자가 왔다...
2차 합격.. - gosi.csc.go.kr
잘 못 본 줄 알았다...
나 틀린 답도 많았고(나중에 강사들 정답 해설 보고 거의 좌절..;;;)
국경은 완전 과락일텐데..-_- 잘못 본 건지..의심이 생겼다...
그래서 처음에는 2차 합격자 명단 띄워놨으니까...gosi.csc.go.kr 싸이트에서 찾아보라는 소리인 줄 알고..열심히 싸이트를 뒤졌다..
들어가는데 계속 서버 다운이었다...
그러다 못해...후배한테...가서 문자 왔냐고 물어봤다...
그리고 내 문자를 보여줬다..
후배는 "불합격" 이라고 왔다고 한다..
그럼..진짜 내가 합격인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2차 공부 넉달하고 생동차로 붙는 게 가능하단 말인지...;;
암튼 믿기지는 않았지만...내 이름은 명단에 있었고...나는 2차시험에 합격을 했다..;;
그것도 거의 역대 최고인 13대 1 이상의 경쟁률을 뚫고...
77명 안에 들어간 것이다...
그러면서 든 생각이 그 말이 맞는 것 같다...
세세한 내용보다는 답안 자체의 논리가 자기 논리라면..좋은 점수를 받는 것 같다...답은 좀 틀려도..
글씨도....그렇다..
나는 거의 우주 최고의 악필이다..
아무리 잘 쓰는 연습해도....시험장에서는 자기글씨가 나온다는 걸 확인했다....
글씨 연습은...다 부질 없는 짓이었다...
합격자 발표 후 1시간 정도 좋은 뒤에..;;나는 곧바로 3차 시험 걱정이 앞섰다...면접으로 12명이나 떨어뜨린다니..;;;끔찍했다...
그리고..피말리는 3차시험 준비가 시작되었다...
5. 3차시험 준비
2차시험은 경제학과에서 상당히 많이 합격을 했다...
내가 아는 이름도 상당히 많았고...사회대 도서관에서 보던 사람도 무척 많았다..;;;
내가 속한 경제 B반에서만 10명이 넘게 붙었다고 들었다..
공식 집계는 없지만...A반과 C반 합치면...최소 20여명에서 30명은 되지 않을까한다..
그래서 처음엔..우리 반끼리 면접 스터디를 모으려고 했다...
하지만...이미 다들 선수치고..스터디를 만든 후였다...
사람이 많다고..;;;내가 들어갈 자리는 없었다...왕따..-_-;;
1순환 듣다가 친해진 48회 최연소 합격자 이선혜씨한테 도움을 좀 청했다...면접 관련해서 얘기도 많이 듣고...스터디도...다른 학교 사람들이랑 하는 것도 괜찮다는 얘기도 들었다...오히려 긴장하고 열심히 한다고...말이다...
결국 나는 행시사랑 카페를 통해 스터디원 7명을 구할 수 있었고..
그들과 함께...3주간 서바이벌 레이스를 펼쳤다..
처음엔 각자 나눠서 시사 주제 준비를 했고..주제 70개를 A,B,C 급으로 나눠서...프리젠테이션 연습도 하고...토론 연습도 했다...
개인 신상 역시 각자 준비해서 서로 보완해주고.
예상문제마다....관련 키워드와 경험 중심의 준비를 했으며...압박 면접 연습도 꽤 했다...
그리고 맞이한 3차시험....
좀 의외였다...
특히..시사 주제 연습한 건 완전 뻘짓이었다..-_-
다만 경험들을 많이 준비한 것은 많이 도움이 되었다...
토론과 개인 면접시간에...나는 후회 없이 또박또박 차분하게 말을 해나갔다...
면접을 못 본 것 같지는 않았지만.....
우리 조원(재경2조) 모두 집단토론 시간에 다들 잘했기 때문에...7명 중에 떨어지는 1명이 내가 아닐까..하는 걱정이 앞섰고..
발표일까지...무척 힘들었다...
완전 폐인처럼...피씨방 전전하며...불쌍하게 살았다..-_-
힘이 들 땐 면접 스터디원들과 한잔의 술로..불안감을 달래보려 했다...
그리고 맞이한 발표일...
결과는 다행히 합격이었다..^^
과정은..너무 힘들었지만...
그동안 모든 것을 보상 받는 기분이 들었다..
참...수고했다...
6. 에필로그...
나는 운이 매우 좋은 사람이다...나같은 천하의 운빨은 정말 나오기 힘들 것 같다...
하지만 운만 보고 사는 사람보다는 운이 자기에게 올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하는 사람에게 기회가 더 오는 게 사실인 것 같다..
내가 비록..공부한 기간은 짧았지만...그 기간을 최대한 많이...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하려고 노력한 것은....누구에게도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자부심이 있다...
녹두거리에서 방황하며..인터넷 죽돌이. 죽순이로 살면서...허송세월을 보내는 일부 고시생들보다야..내가 자격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정말 부단한 노력을 했지만...실력도 출중하지만...정말 운이 없어서 합격하지 못하시는 분들께는...다소나마 죄송스런 마음이 든다....
아무튼 공부에서 중요한 건...자기 관리인 것 같다...
나는 자기 관리를 일단 군복무 경험에서 몸으로 배워나왔다..
그리고 나와서도...그게 주욱~ 이어지도록...끝없이 노력했다..
그래서 아직 군복무와 수험생활 중 결정을 못 내린 예비수험생(남)에게는 주저없이 군대를 먼저 가라고 말해주고 싶다...
버리는 시간도 많지만....그 만큼...자기가 관리만 잘하면 더 큰 것을 얻어나올 수도 있다...
그리고...공부의 절대량도 매우 중요하고...
효과적으로 공부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공부는 하루에 꾸준히 10시간 이상씩 해주는 게 좋은 것 같다..
공부하는 장소와 쉬는 장소는 완전히 분리되는 것이 좋고..
자기 스스로...공부시간을 체크하는 습관도 좋은 것 같다..
공부가 습관이 되면....그다지 힘들지 않은 것들이다...
그리고 막연히 텍스트만 읽는 것보다는...
답안에 맞춰 공부하는 게 정말 중요한 것 같다..
시행착오도 많이 줄이게 된다..
물론 힘든 일도 많고...슬럼프도 온다...
하지만 그런 게 일상화가 되어서는 안 된다..
슬럼프가 오면..스트레스 한 번 쯤 쫙 푸는 것도 좋다..
하지만 다음 날에는 꼭...제 자리로 돌아와 공부를 해야 할 것이다..
일요일만 되면 꼬박꼬박 쉬는 사람들도 많다..
난 거의 일요일에도 쉬지 않았다...10시간 넘게 할 공부를 7시간 정도 한 적은 많다...좀 늦잠 자주는 것도 괜찮긴 했다...
하지만 손 놓고 놀아버리는 건 문제 있어 보인다..
다음 날을 위해 두어시간은 머리를 굴려주는 게 더 바람직해보인다..
어떻게 보면...경험도 없고...운빨만 받은 놈이 뭘 안다고 고수님들 앞에서...건방지게 수기나 쓰고 있는 건 아닌 지 걱정이 좀 된다...
일단...이런 수기가 다른 사람에게 많이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특히 공부를 처음 시작하는 분들께 많이 도움 되었으면 좋겠다...
아무튼...이런 영광을 누릴 수 있게 된 데 대하여...매우 감사할 따름이다..
정말...성실하고..유능한 공무원이 되도록 초심을 잃지말고..열심히 모든 일에 임해야겠다..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전xx.
현재 공정거래위원회 사무관.
어찌보면 나의 수험계획은..대학 초년생인 2000년도 1학기부터..시작되었다..경제학과에게 진학한 나에게...가장 안정적이고 매력적이면서 전공과 관련도 깊은 곳이..경제부처 공무원이었다..
하지만 대학 1년은 쉽게 지나갔다...이리저리..몰려다니고...취미활동 하고 연애하고 하다보니..1년은 매우 짧았다...
그리고 맞이한 2001년...나는 군대와 수험생활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할 나이에 이르렀다..
경제학 공부에 큰 흥미를 느껴...인터넷 경제학 동호회도 운영하고..전공 학점도 매우 좋은 편이어서...여세를 몰아 수험 공부를 시작할 것인지...아니면 병역문제를 먼저 해결하고 나중에 공부를 시작할 것인지...기로에 서게 되었다...
부모님은 군대에 먼저 갔다 오라고 하셨다...
반면 나는 조금 여세를 몰아 공부해보면...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처음에는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
행정고시 기출문제들을 살펴보면서...이 정도면...나도 대충 답을 낼 수 있겠다는...다소 철없는(?) 생각이 그런 입장을 지지했다...전공 과목이 거의 대부분인 재경직렬에서는 더욱 자신 있다는 생각도 했다...(물론...실제 수험 생활이 시작되고 나서는 이 때 참 겁이 없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11월 카투사 입대가 무산되고 나는 공군 현역병으로 입영을 결정했다....군복무를 하고 오는 것이 마음이 편할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물론 일장일단이 있다...
빨리 붙을 자신만 있으면...수험생활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할 수도 있다...그만큼 합격 기수가 앞서기 때문이다..
전역 후 공부를 하게되면...일단 좀 뒤쳐진 상태에서 수험생활을 시작하게 되고...합격을 한다고 하더라도...기수가 늦어지게 된다...물론 군복무 때문에 호봉은 동일하게 쳐준다고 해도 말이다..
하지만...군대도 안 가고 수험 생활 중에 방황의 기간이 길어진다면...빨리 합격하지 못한다면...이는 최악의 상황이다...
군대를 갔다오는 것이 보다 안정적인 마음가짐으로 수험 준비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나는 주저 없이 입영을 결정했다...
그리고 2002년 1월 16일 나는 공군 현역병으로 진주로 입소하게 되었다...
2. 군복무 중의 수험 준비...
군복무는...내게 많은 것을 가져다 주었다....훈련소 생활은 밑바닥에서 시작하는 법을 가르쳐주었다...육체적으로 크게 힘든 것은 없었다...
다만..."군대 갔다오면 머리가 돌이 된다더라~"...이 말이 제일 두려웠다...그리고 공부를 열심히 못하는 게 마음에 걸렸다...밖에 수험 생활 시작한 사람들은 벌써 저만치~ 앞서갈텐데...하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하지만 이왕 선택한 길...후회는 없이 임했다...
나는 강릉 전투비행단으로 배속 받았다...행정병들이 모여있는 비행단 본부에 배속되었다...내 보직은 정훈병이었는데....정신교육, 공보, 홍보 업무, 문화활동, 위문공연, 군악 지원 등의 업무를 보조하는 역할이었다....
행정병하면서....문서 기안 등 기본 행정 업무부터...행사 진행. 지원 업무 등에 익숙해졌다...물론 워드 프로세서 실력은 자연스레 엄청나게 늘었다....
거기다 날마다 체크하는 신문배포와 기상 나팔. 기지방송 등의 업무는 내게 규칙적인 생활 습관을 가져다 주었다...이것이 나중에 수험 생활에 큰 자산이 된 것 같았다...
계급이 좀 되고 나서는 공부를 할 수 있었다...
상병 때부터는...10시 취침 이후에 12시까지 2시간 동안 매일 연등 신청을 해서...공부를 하다가 잤다...
다음날 5시 30분에 일어나야했기 때문에...군 복무 중 수면시간은 5시간 반 정도였다...
공부한답시고 낮에 주어진 업무에 충실하지 못하는 건...
주객이 전도된 일이고...남들에게 미움을 살 일이기 때문에...
낮에는 정말 열과 성을 다해 일을 했다..;;
(군대에서 필요 이상으로 너무 열심히 일하는 것도 문제다..-_-;; 짬이 차서...일이 몰린다..;; 다소 후회중..)
군복무 기간 중 기본서를 1회독 씩을 했다..
내가 본 책은 권영성. 황남기 헌법. 한영우 다시찾는 우리역사. 이준구 미시경제학. 정운찬 거시경제론. 김동희 행정법 I, 오석홍 행정학, 이준구 재정학, 김인준 국제경제론..이었다..
이를 꾸준히 읽었다....
제대할 때까지...미시. 거시는 7~8회독 정도 한 것 같았다..
재정학은 2~3회독...국경과 헌법, 행정학은 2회독....행정법은 1회독을 겨우했다..
이러한 공부 습관은 전역 후에 공부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되었다..
세월이 흘러 2004년 7월 1일 나는 대한민국 공군 예비역 병장으로 사회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3. 1차시험 준비
내 공부 전략은...시행착오를 최대한 줄이자는 것이었다...
그렇기 떄문에 군복무 중에도 휴가를 나오면...틈을 내어 여기 저기서 정보를 입수하고 복귀 후에도...병영 내에서 최대한 효율적으로 공부하려고 노력했다...
지금도 그렇지만...제대 후에 마음 못 잡고 허송세월 보내는 사람들이 제일 한심해보였다...한 번 떨어지면...1년이 지나가는 시스템 하에서...어디서 그런 배짱이 나오는 지..;;;;
또한 공부는 안 하고 첫 시험은 "연습삼아서" 한 번 봐 본다는 사람 역시 경계했다...이는 스스로 나태해지는 가장 큰 이유가 되는 것 같았다.... 합격한다는 생각에 전력을 다해 공부해도 될까 말까 한 시험..이지 않은가.....
일단 역부족으로 낙방하더라도...최소한 공부할 때만큼은....합격한다는 생각.. 수석한다는 생각으로 공부하는 게 나의 지론이다...
그런 자세로 공부를 해야 앞으로 올 지 모르는 몇 번의 낙방을 견뎌낼 수 있을 것 같았다...
전역일인 2004년 7월 1일은 조부님 기일이었다...
그 하루를 제외하고..그 다음날부터 나의 실질적인 수험생활이 시작되었다...
우선은 유예제도가 폐지된다기에 1차시험 공부와 2차 시험 공부를 병행했다...
군복무 중에 기본서 회독은 했으나...바로 본격적인 수험 모드로 진입하기에는 무리였다...
학원보다는 강의 테이프를 이용했다...
1차 시험 공부는 단순 암기 위주라 특별히 학원에서 공부하나 테이프를 들으나 큰 차이가 없어보였다...
오히려 학원 다니게 되면 왔다 갔다 시간 버리고...마음만 들뜨고 할 것 같았다...
그래서 경제학을 제외한 전과목 기본 강의 테이프를 구매하고..공부했다..
집이 지방인지라..일단은 집 근처 독서실에서 공부했다..
그리고 7월 중순부터는 서울로 올라갈 생각을 했다...
아는 선배에게 고시생 하루 공부량이 얼마나 되는 지 물어보았다..
그 선배는..한 9시간에서 11시간 정도 하면 될 거라고 했다..
나는 11시간을 목표로 잡고 시간 관리에 들어갔다...
시간은 작은 수첩에 내가 집중해서 공부한 시간을 기록하는 방식으로 관리했다...
공부하기 위해 책상에 앉은 시각을 분 단위까지 기록하고..
화장실 다녀오거나..커피 마시러 나가는 시간...밥 먹는 시간 등 자리에서 일어날 때마다...시각을 체크해서 순 공부 시간만으로 11시간을 만들어보려고 했다...
그리하여 처음에 하루에 꼬박꼬박 11시간을 조금 넘게 공부하기 시작했다...
다행히 군복무 하는 중에 든 일찍 일어나는 버릇을...
제대 후에도 그대로 연장했다...매일 5시 30분에 일어났다...
그리고 11시 쯤 잠이 들었다...
7월 15일 경 나는 신림동으로 올라오고...신림 2동에 원룸을 잡았다..아직도 거기에 산다..
공부에 방해되는 것들은 모두 치웠다...특히 컴퓨터와 티비는 절대 들여놓지 않기로 마음 먹었다..
그리고 집에서는 딱! 잠만 자기로 했다...
공부하는 공간과 쉬는 공간은 절대 분리되어야 한다는 스타일이다..
집에서 공부를 하게되면...어느 샌가 자리에 누워버리는 습관이 있었기 때문이다...
공부 장소는 서울대학교 중앙도서관 3열람실로 정했다 ...
24시간 개방이어서...아무 때나 공부할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방학 때는 5시 40분에 일어나서 준비하고 6시 7분에 집 앞을 지나가는 5516번 버스를 타고 중앙도서관 앞 까지 출근했다...
후배랑 같이 공부를 시작했는데...후배가 아침에 올 때까지 나는 자리를 맡아 놓고 공부를 했다...
두어시간 공부가 지나가면..후배가 오고 우리는 아침을 먹었다...
이렇게 공부를 하다보니...하루에 순 공부시간이 14시간 정도 나왔다...습관이 되니 힘든 줄도 모르고 계속 했다...9월 개강까지...제일 열심히 공부했던 기간이다...
중도 사물함에 동전을 넣는 사물함이 있었다...
그걸 이용하다 보면...처음에 100원...그리고 3시간 마다 추가로 100원이 들었다...
11시 25분에 5516버스가 끊기기 때문에 그 전에는 나가야 했고..아침에 오면 6시 20분 정도 되었다...즉..주로 하루에 300원씩 사물함 이용료가 들었다.....
이게 400원이 되는 날에는 심각하게 반성을 했다..그만큼 공부를 덜했다는 증거였기 때문이다...지금 생각해보면..그때는 좀 지나치리만큼 빡빡한 생활을 했다는 생각이 든다...
방학 동안에 헌법과 한국사 기본 강의를 테이프로 끝내고 행정학. 재정학을 들었다...헌법은 황남기.. 한국사는 이영철...행정학은 황선준...재정학은 김귀범...들었다...
그리고 맞이한 개강은...보다 수험생활을 힘들게 했다...
계속 중도에서 공부를 했지만...
20학점이나 듣다보니...중간에...수업 듣는 시간이 아까웠다...
그래서 시간표를 모조리 오후 시간에만 넣어서 정사각형 시간표를 만들었다...
오전에 열공..오후에 수업들으면서 좀 쉬고..저녁 때 열공...계획이었다..
이리하여...하루에 순 공부시간이 14시간에서 10시간으로 줄게되었다...(지금 생각하면 20학점 들으면서...고시 공부만 10시간하는 것도 엄청나게 대단하다..-_- 그땐 완전 군인 정신으로 했다..;;;)
이렇게 9월부터 12월까지 공부를 했다...
국경 유창석..행정법 이병철 변호사 강의를 테이프로 들었다...경제학은 끝내 듣지 않았다..
그리고 나서...12월 종강 후에는 본격적인 1차 준비 체제로 들어갔다...헌법과 한국사는 2~3회독 씩 한 상태였고...psat는 이 둘 암기과목이 지겨워질 때 문제를 풀도록 연습을 했다...
헌법..한국사 모두 흐름이 중요하기 때문에...하나를 통째로 회독할 때까지 붙들고 앉아 있었다...헌법 찔끔..한국사 찔끔..공부하는 것보다 효과적이었다...
회독을 할 때에는 포스트-잇 플래그를 이용했다...
정말 암기가 필요한 부분...잘 암기가 되지 않는 부분...중요한 판례...시험 전에 꼭 봐야할 부분에는 그 옆에 하나씩 붙여두었다...
이는 회독의 속도를 붙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결국 2월 말 시험 전까지 헌법은 황남기 책을...총 15회독을 했다...나중에는 1200페이지 짜리 1회독 하는데 15시간 정도밖에 소요되지 않았다...이영철 한국사는 상 하권 모두 10회독 했다...그리고 헌법 부속법령...헌재결정례집 등도 여러 번 보았다...헌법은 황남기 문제집 풀고...한국사는 문제 풀이에 집중하고 약점은 하나씩 체크해서 지워나갔다..
psat가 다소 쥐약이었다...점수가 들쭉날쭉한 것이 불안했다...
하지만 최대한 시간만 맞춰 푸는 연습을 했다...80분에 40문제를 푸는 시간이 너무 부족한 게 제일 힘들었다...
그리고 입법고시 기출 문제를 한 번 풀어봤다..;;;
입법고시 문제가 쉽기도 쉬웠지만..;; 성적이 괜찮았다...
평균 95점 가까이 나왔다..이 정도면 10배수 뽑는 1차는 안 떨어지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서 1차 시험을 봤다...시험날 다소 긴장은 된 거 같았다..
헌법 문제가 황남기 책에 없는 게 두 문제인가 나왔는데..다 틀렸다..-_-;; 1차 시험은 헌법 92.5 한국사 82.5 언어 80 자료 85점으로 마무리했고..평균 85점으로 마킹만 제대로 했으면 합격했을 것 같았다...나중에 성적분포표를 보니 재경직에 10등 안 쪽 성적이었다...
1차 시험에 이렇게 기를 안 쏟아부어도 되는구나...하는 후회도 좀 된 것 같다...그 기간에 2차 공부를 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이게...내가 겪은 거의 유일한 시행착오였던 것 같다...
4. 2차시험 준비
3월부터는 남은 7월 1일까지 2차시험을 준비했다...
처음에 시작하려니 너무 막막했다...
게다가 1학년 때 안 들어놓은 교양필수 과목이...단과대학 별로 1학기에 밖에 개설이 안 되어서...사회대생인 나는...2학기에 그 과목 수업을 들을 수 없었다...물론 그 과목을 듣지 않으면 졸업도 되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1학기에 휴학을 하고 공부를 할 수 없었다...
지금 안 들어 놓으면 언젠가는 들어야 할 수업이었는데...나중에 내가 실력이 붙은 다음에 듣는 것 보다...실력이 부족한 첫 해...듣는 게 더 나을 것 같다는 생각에서 였다...
결국 1학기에 12학점을 들으면서 시험 공부를 병행했다...
공부장소는 같이 공부하는 친구가(CPA 준비) 경영대 수업을 많이 듣는데..중도가 멀다고 해서...사회대 도서관으로 옮겼다...사물함 신청도 된 상태여서...나도 주저 없이 옮겼다...
처음엔 참 힘든 일이 많았다...
답안도 한 번도 안 써봤고...2시간 내에 10장을 쓴다는 게 불가능하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일단 2차 시험은 답안 작성을 위해 학원에 등록하기로 했다..이 때 학원이란 곳을 처음 가봤다..최소한 한 과목씩은...강의를 듣고 답안을 써보는 것이 목표였다...
강의 스케쥴을 보니 한 번에 끝내기는 어려워보였다...이미 동차반은 돌아가고 있었고...나는 이 학원 저 학원 찾아가며...애써 한 과목에 한 번씩은 강의를 들을 수 있도록 시간을 짜봤다...잘 되지는 않았다..
그리하여...
유창석 국경 3순환. 황종휴 경제학 동차반. 김정일 행정법 기본강의. 김건민 행정학 1순환. 이희곤 재정학 4순환...이렇게 들은 게 2차시험 전 학원 수강의 전부다...
들쭉..날쭉...수준도 하나도 안 맞는 강의 듣는 게 나름 힘들었다..
하지만 답안을 써보는 것이 목표였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상황이지만 최선을 다해보자는 생각이었다...
행정법이 끝까지 문제였다...기본강의는 답안을 쓰지 않았다...(4월 강의에서는 한 번 썼다..)가뜩이나 제일 어렵게 느껴지던 과목이었는데...답안도 안 써봐서 한 없이 걱정되었다..;;;
처음에는 답안지에 단색으로 써야하는 것도 모르고 빨간펜 파란펜 막 쓰다가...;; 채점자한테...주의도 들었다..;;;지금 생각하면 정말 웃긴 일이다..ㅎ
매일 시험 보는 3순환의 경우에는 연습이 좀 되었는데...1순환과 기본강의가 문제였다...시간이 안 맞아 어쩔 수 없이 듣는 것이라..그게 제일 안타까웠다...
답안 쓰는 감을 좀 잡기 위해...춘추관에서 나온 clinic 모의고사를 사서 풀었다...
처음 풀려니...엄청나게 어려웠다..특히 행정법이 힘들었다..
하지만 일단 내가 먼저 답안을 써보고...최고 답안의 목차 구성 등을 혼자...연구해봤다...
대충 틀은 보였지만...힘들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렇게 헤매다가 4월이 가고 5월이 가고 6월이 왔다...
그때까지 단권화..서브...하나 제대로 해놓은 것도 없었다...
그냥 그때그때 학원에서 받는 자료 정리해서 바인더에 묶은 어설픈 것들을 서브라고 불렀다...
6월 쯤에 한림법학원에서 17회짜리 실전 모의고사가 있었다...
이걸 본 게 많이 도움이 되었다...
결과적으로 말하지만...내 답안 쓰는 실력은 여기서 다 나온 것 같다...
17회 실전 모의고사는 내게 시간 내에 논리적인 답안을 쓸 수 있도록 도움이 되었다...
특히 4회에 걸친 행정법 시험은 내가 행정법 답안에 감을 잡게 해 줄 수 있는 매우 좋은 계기였다...(이게 정식으로 써본 첫 행정법 답안이다..2차 한 달 남기고..;;;;)
가장 논리적인 행정법 답안에 자신이 어느 정도 생기자..다른 답안 역시 이러한 논리를 갖춰나가는 연습을 했다..
흔히들 목차가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하는 경제학 답안까지...이러한 논리를 갖추는 연습을 했다...
논리라는 게 별 게 아니라....연역적으로...
대 목차 하에 "일반론" - "사안의 검토","구체적 적용" 식으로 잡는 것이었다...
이 문제에서 문제되는 것이 일반적으로 무엇인 지 먼저 써주고..
그것이 이 사안에서 어떻게 적용되는 지를 잡아주는 것이 요체였다..
행정법 뿐만 아니라...경제학의 경우에도 이렇게 답안을 쓰니 나름대로 무척이나 논리적이었다..
답안의 정형화된 형식이라는 것을 무조건 따라가기 보다는...
그 정형화된 형식이 왜 그렇게 써야 논리적인지를 파악하는 것이 우선되는 것 같았다...
그렇게 논리적으로 목차를 잡아가는 능력이 생기면...나중에 자기가 응용해서 목차를 구성할 수 있게 되는 것 같았다..
이런 감이 생기자...다음부터 자신감이 붙었다.....
모르는 문제가 나와도 최대한 주어진 여건 하에서 논리를 갖추어 답안을 작성하는 연습을 했다...
이는 특히 행정학 답안 쓰는 데 유용했다..
무척 어렵고..방대하고..뜬구름 잡는 것과 같은 행정학 답안도...
이런 식으로 논리를 잡아가니 쓸 말이 많았다...
몇 가지 키워드를 가지고 나름의 논리에 따라 풀어나가는 게 오히려 참신해 보였다..
참고서에서 외운 걸 나열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자기 논리를 답안에 현출하는 게 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행정학은 그 내용을 머리속에서 많이 비우고 들어가야 좋은 답안이 나온다는..김건민 강사의 말을 아직까지도 거의 100% 수긍한다..
외운 거 단순 나열하는 답안은 내가 보기에도 인상이 별로 안 좋았다..그걸 다 외우기도 힘들었고...
결국 나는 내용 위주가 아닌 "답안 위주"로 효과적으로 공부하려고 노력했다...
모르는 내용을 괜히 언급하는 것보다...아는 내용을 답안에 논리적으로 현출해내는 연습을 꾸준히 했다...
내용을 줄줄 꿰고 그걸 답안에 써내는 것보다...답안에 맞게 내용을 공부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현출하지 못하는 내용은 자기 것이 아니다...
그러다보니...제일 어려워보였던 행정법이 오히려 제일 쉽게 느껴졌다...
우선 김정일.성봉근 단문집을 사서...기본서 회독과 함께 단문집을 체크를 했다...
단문마다..기본적인 논리의 골격을 파악하니...여러 단문이 비교적 비슷한 골격을 지니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그러한 단문 목차를 내 틀에 맞춘 목차로 변형해서..따로 노트에 옮겨보았다...
내 논리의 틀에 많이 벗어나지 않고....내가 답안에서...쓸 자신이 있는 것들만 정리했다...그렇지 않은 목차는 과감하게 생략했다...
이러한 단문집 위주의 공부는 기본서를 읽는데 엄청나게 큰 도움이 되었다...그러다보니..여러가지 키워드들이 머리 속에서 논리의 틀 안에 조합되는 것이 느껴졌다..
한 눈에 행정법 책이 쏙~들어오는 게 느껴졌다...시간만 있다면..정말 빈틈없이...더 잘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쉬운 건 시간이었다...
결국 2차시험 전전날 까지 막판 열흘 동안 행정법을 쫙~ 정리했다...나중에 생각해보니...이게 크게 작용했던 것 같다...
또한 법학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법조문이라는 이병철 변호사의 말을 잘 담아두었다...항상 법 조문의 해석에서 출발 하는 것이 답안을 가장 논리적으로 만든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리고 법과목을 위시해 모든 과목에서...위에서 언급한 답안의 "일반론"에 해당하는 부분...."의의"라던 가...이런 것들을 키워드 중심으로 정리했다...
토씨 하나까지 외우는 건 멍청한 짓이고...양이 많아서...그렇게 할 수도 없었다...부담만 생긴다.......
키워드 몇 개를 확실히 암기해서...어려운 법률 용어나 경제학.행정학적 개념등을 키워드 중심으로 풀어쓰는 연습을 했다...
이러다보니..생각보다 부담이 적었다...
그리고 대목차 넘어갈 때마다...연결목차를 한 두개씩 써주는 걸 보고 흉내를 몇 번 내 본 것도 도움이 많이 되었다...(유용성. 한계. 뒤에 "종합적 검토" 목차 잡아주는 센스..ㅎ)
잘쓴 답안을 벤치마킹 하되...그 답안의 논리 구조를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그리고 그 논리를 자기 언어로 표현해내는 게 중요하다...
이 모든 것들이 거의 6월 한 달동안 일어난 일이다...
그리고 마침내 다가온 2005년 7월 1일
제대한 지 꼭 1년 되는 날에 나는 첫 2차시험에 응시했다...
의외로 문제가 엄청나게 난해하지는 않았다...
여기서 든 생각이...
내가 이 공부를 내년에 1년 더 해서 똑같은 문제를 받는다고 해도..
더 잘 쓰기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즉...공부를 수 년 한 사람이라고 항상 붙으리라는 보장도 없고..
나처럼 네 달 한 사람이라도 전혀 불가능하리라는 보장도 없는 그런 시험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긴장을 접고 한 줄 한 줄 아는대로...최대한 논리적으로 써내려가는 연습을 했다...다행히 단문이 준비한 것들이 나와서..다행이었다..
그 당시에는..대부분의 과목들은 무난하게 썼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국제경제학에서 큰 에러가 났다....50점만점에 20점짜리 문제를 거의 완전히 놓쳐버린 것이었다...물론 뒤에 15점짜리 문제 둘은...거의 완전히 발라버린 것들이라...괜찮았지만.....아마 나는 이 과목에서 과락이 나올 것이라고 확신했다...
재정학도 그냥 아는대로 썼는데...나중에 알고보니...1문이 대학 모의고사 기출 문제에다...모 학원에서 모의고사를 본 문제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완전 난감했다....
아무튼...모든 답안은 마지막 페이지 마지막 줄까지 다 썼던 기억이 난다...한 마디로..꽉꽉 채웠다...
시간은 전과목 2분 정도 남았고...행정학은 15분이 남아서 뻘쭘했다..;;;
끝난 뒤에는..너무 실망하지 말자고 다짐했다...
어차피 욕심 없던 시험이었으니...내년에 한 번 더 본다는 생각을 가졌다...
7월 6일 행정학 시험이 끝나고...난 1주일 간 휴식을 취했다...
1년간 너무 힘들게 달려온 시험이었다....
그리고 다음 1년을 위해...다시 공부를 시작했다..
답안 쓰는 요령은 좀 생긴 것 같으니..
이번에는 1순환 수업부터 들어서 기본기를 다질 생각이었다...
그리고 실제 1순환 수업 들으면서 기본기가 많이 보강된 것 같았다...최고답안도 여러차례 찍었다....(오히려 이게 더 흐뭇하다..-_-;;)
그렇게 1순환을 마치고 김진욱 선생님 경제학 2순환 까지 마치자...
대체로 전과목 서브가 완성되기 시작했다...그리고 뿌듯했다..
수험생활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올랐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리고 기대도 안 하던 2차 발표일...
갑자기 문자가 왔다...
2차 합격.. - gosi.csc.go.kr
잘 못 본 줄 알았다...
나 틀린 답도 많았고(나중에 강사들 정답 해설 보고 거의 좌절..;;;)
국경은 완전 과락일텐데..-_- 잘못 본 건지..의심이 생겼다...
그래서 처음에는 2차 합격자 명단 띄워놨으니까...gosi.csc.go.kr 싸이트에서 찾아보라는 소리인 줄 알고..열심히 싸이트를 뒤졌다..
들어가는데 계속 서버 다운이었다...
그러다 못해...후배한테...가서 문자 왔냐고 물어봤다...
그리고 내 문자를 보여줬다..
후배는 "불합격" 이라고 왔다고 한다..
그럼..진짜 내가 합격인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2차 공부 넉달하고 생동차로 붙는 게 가능하단 말인지...;;
암튼 믿기지는 않았지만...내 이름은 명단에 있었고...나는 2차시험에 합격을 했다..;;
그것도 거의 역대 최고인 13대 1 이상의 경쟁률을 뚫고...
77명 안에 들어간 것이다...
그러면서 든 생각이 그 말이 맞는 것 같다...
세세한 내용보다는 답안 자체의 논리가 자기 논리라면..좋은 점수를 받는 것 같다...답은 좀 틀려도..
글씨도....그렇다..
나는 거의 우주 최고의 악필이다..
아무리 잘 쓰는 연습해도....시험장에서는 자기글씨가 나온다는 걸 확인했다....
글씨 연습은...다 부질 없는 짓이었다...
합격자 발표 후 1시간 정도 좋은 뒤에..;;나는 곧바로 3차 시험 걱정이 앞섰다...면접으로 12명이나 떨어뜨린다니..;;;끔찍했다...
그리고..피말리는 3차시험 준비가 시작되었다...
5. 3차시험 준비
2차시험은 경제학과에서 상당히 많이 합격을 했다...
내가 아는 이름도 상당히 많았고...사회대 도서관에서 보던 사람도 무척 많았다..;;;
내가 속한 경제 B반에서만 10명이 넘게 붙었다고 들었다..
공식 집계는 없지만...A반과 C반 합치면...최소 20여명에서 30명은 되지 않을까한다..
그래서 처음엔..우리 반끼리 면접 스터디를 모으려고 했다...
하지만...이미 다들 선수치고..스터디를 만든 후였다...
사람이 많다고..;;;내가 들어갈 자리는 없었다...왕따..-_-;;
1순환 듣다가 친해진 48회 최연소 합격자 이선혜씨한테 도움을 좀 청했다...면접 관련해서 얘기도 많이 듣고...스터디도...다른 학교 사람들이랑 하는 것도 괜찮다는 얘기도 들었다...오히려 긴장하고 열심히 한다고...말이다...
결국 나는 행시사랑 카페를 통해 스터디원 7명을 구할 수 있었고..
그들과 함께...3주간 서바이벌 레이스를 펼쳤다..
처음엔 각자 나눠서 시사 주제 준비를 했고..주제 70개를 A,B,C 급으로 나눠서...프리젠테이션 연습도 하고...토론 연습도 했다...
개인 신상 역시 각자 준비해서 서로 보완해주고.
예상문제마다....관련 키워드와 경험 중심의 준비를 했으며...압박 면접 연습도 꽤 했다...
그리고 맞이한 3차시험....
좀 의외였다...
특히..시사 주제 연습한 건 완전 뻘짓이었다..-_-
다만 경험들을 많이 준비한 것은 많이 도움이 되었다...
토론과 개인 면접시간에...나는 후회 없이 또박또박 차분하게 말을 해나갔다...
면접을 못 본 것 같지는 않았지만.....
우리 조원(재경2조) 모두 집단토론 시간에 다들 잘했기 때문에...7명 중에 떨어지는 1명이 내가 아닐까..하는 걱정이 앞섰고..
발표일까지...무척 힘들었다...
완전 폐인처럼...피씨방 전전하며...불쌍하게 살았다..-_-
힘이 들 땐 면접 스터디원들과 한잔의 술로..불안감을 달래보려 했다...
그리고 맞이한 발표일...
결과는 다행히 합격이었다..^^
과정은..너무 힘들었지만...
그동안 모든 것을 보상 받는 기분이 들었다..
참...수고했다...
6. 에필로그...
나는 운이 매우 좋은 사람이다...나같은 천하의 운빨은 정말 나오기 힘들 것 같다...
하지만 운만 보고 사는 사람보다는 운이 자기에게 올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하는 사람에게 기회가 더 오는 게 사실인 것 같다..
내가 비록..공부한 기간은 짧았지만...그 기간을 최대한 많이...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하려고 노력한 것은....누구에게도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자부심이 있다...
녹두거리에서 방황하며..인터넷 죽돌이. 죽순이로 살면서...허송세월을 보내는 일부 고시생들보다야..내가 자격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정말 부단한 노력을 했지만...실력도 출중하지만...정말 운이 없어서 합격하지 못하시는 분들께는...다소나마 죄송스런 마음이 든다....
아무튼 공부에서 중요한 건...자기 관리인 것 같다...
나는 자기 관리를 일단 군복무 경험에서 몸으로 배워나왔다..
그리고 나와서도...그게 주욱~ 이어지도록...끝없이 노력했다..
그래서 아직 군복무와 수험생활 중 결정을 못 내린 예비수험생(남)에게는 주저없이 군대를 먼저 가라고 말해주고 싶다...
버리는 시간도 많지만....그 만큼...자기가 관리만 잘하면 더 큰 것을 얻어나올 수도 있다...
그리고...공부의 절대량도 매우 중요하고...
효과적으로 공부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공부는 하루에 꾸준히 10시간 이상씩 해주는 게 좋은 것 같다..
공부하는 장소와 쉬는 장소는 완전히 분리되는 것이 좋고..
자기 스스로...공부시간을 체크하는 습관도 좋은 것 같다..
공부가 습관이 되면....그다지 힘들지 않은 것들이다...
그리고 막연히 텍스트만 읽는 것보다는...
답안에 맞춰 공부하는 게 정말 중요한 것 같다..
시행착오도 많이 줄이게 된다..
물론 힘든 일도 많고...슬럼프도 온다...
하지만 그런 게 일상화가 되어서는 안 된다..
슬럼프가 오면..스트레스 한 번 쯤 쫙 푸는 것도 좋다..
하지만 다음 날에는 꼭...제 자리로 돌아와 공부를 해야 할 것이다..
일요일만 되면 꼬박꼬박 쉬는 사람들도 많다..
난 거의 일요일에도 쉬지 않았다...10시간 넘게 할 공부를 7시간 정도 한 적은 많다...좀 늦잠 자주는 것도 괜찮긴 했다...
하지만 손 놓고 놀아버리는 건 문제 있어 보인다..
다음 날을 위해 두어시간은 머리를 굴려주는 게 더 바람직해보인다..
어떻게 보면...경험도 없고...운빨만 받은 놈이 뭘 안다고 고수님들 앞에서...건방지게 수기나 쓰고 있는 건 아닌 지 걱정이 좀 된다...
일단...이런 수기가 다른 사람에게 많이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특히 공부를 처음 시작하는 분들께 많이 도움 되었으면 좋겠다...
아무튼...이런 영광을 누릴 수 있게 된 데 대하여...매우 감사할 따름이다..
정말...성실하고..유능한 공무원이 되도록 초심을 잃지말고..열심히 모든 일에 임해야겠다..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전xx.
현재 공정거래위원회 사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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